낯선 길이 내게 말해주었다. 괜찮아. 좀 느리면 어떻고, 좀 늦으면 어때. 너가 어느 곳에 있고 어디로 향해 가는 지가 더 중요하지.
사람들과 막 웃고, 시덥잖은 소리에도 그렇게, 웃다보면 햇살이 비추는 듯 하지만.. 그만큼 길게 늘어지는 우울감을 요즘은 참 자주 마주한다. 목에 탁, 복숭아씨가 걸린 것처럼 하고싶은 말이 막힌채로, 사실 왜 우울한지도 모르는채로, 눈물이 나니까 우는거긴 하지만 나도 참 내 자신이 어렵다. 어쨌거나 햇살도 여전하고 웃음도 여전하고.. 드리워진 그림자도 언제...
문득, ‘기억할께’라는 말과 ‘잊지 않을께’라는 말은 간직의 무게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같은 의미의 말임에도, 어째서인지 저울로 재어본다면 미미한 차이를 가지고 있을거라는.. 그런 생각. 내 개인적인 느낌엔 ‘잊지 않을께’가 조금 더 무거울 거 같다. 잊지 않기 위하여 행해질 많은 행위들을 나 스스로 맹세하는, 그런 말 같아서. 그래...
돌아서 한 걸음,뒤돌아작별인사하고 다시 한 걸음,다시 올 거라는,그러나 다시 오지 않을그 해 가을의 뒷모습에다,그 해 겨울은 말했습니다."나도 너처럼 같았으면,이렇게 차갑진 않을텐데..그러면 우린 함께 할 수 있잖아."겨울의 눈물이 흐르기도 전에유리처럼 부서지는 걸 보니가을은 마음이 아렸습니다.그 해 겨울,유독 시리도록 아픈 그 해 겨울.그의 외로움을 가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계절이 있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뜨겁고,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괴롭지만 머리 위에 부서지는 따가운 햇살마저 찬란한, 그런 계절이. 마음껏 데이고 다치고 괴로울지라도 그마저도 입술에 닿는 뜨거움을 형언하기 어려운, 그 단어조차 표현하지 못할 그런 계절이... 누군가에게는 영원한 과거로, 누군가에게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현재로, 누군...
사실 떼워야 할 시간이 있었다. 찬 밤공기에 지친 가슴에 따뜻한 아몬드라떼를 조금씩 따라놓고 주변의 음악과 소음보단 내 자신의 느린 숨소리에 얽히는 책의 한 자, 한 자를 듣는 그런 시간. 그 시간을 오랫동안 즐기고 싶어서 천천히 마시려했는데 찬 몸이 쉽사리 더워지질 않아 소파에 폭 잠겨 한 모금, 두 모금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모금, 두 모금만 남아...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높이, 겨우 한 뼘.형태를 이루는 목판, 겨우 세 칸.빛과 소음으로 얼룩진 대로변에,초라하고 조용하게 있던.떠나기 바빴던 내 발걸음은 네게 기대진 못 하였으나, 어느 갈급했던 발걸음들은 분명 다리를 길게 뻗고 쉬었으리라 확신하며.그렇게 오랫동안 너를 기억하고 싶어서.
2014년. 늦은 여름이 발목을 잡고 가을의 공기가 나뭇잎을 태울 때, 동그랗던 나의 친구는. 나와 내 친구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잘 들어주고, 때로는 어린 아이처럼 해맑게 웃던 나의 친구는. 사색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겨하던 나의 친구는 남겨진 글의 마침표처럼 영영 떠났다고 한다. 말줄임표도, 쉼표도 아닌 마침표처럼. 그것을 꽤 여러 장의 페이지를 넘...
거울에 비친 나는 악수를 하는 법을 모르는데,저기 저 검은 강물에 비친 나는 화해하는 법을 아는 것인지,출렁이는 내게 눈물을 맡겼더니 모든 것이 흘러가버렸다.자신에 대한 미움도, 절망도.파도처럼 덮쳐진 자신에 대한 좌절과,끝끝내 겪어낼 몫의 체념까지도.
뚝섬에 있었다. 출렁거리며 부서지는 햇살이 그곳에 있었다. 울렁거리며 무너지는 눈물 또한 그곳에 있었다. 모든 것을 잠기우며 내 시린 어깨를 감싸안는 찬 바람이 그곳에 있었고, 휑하니 빈 벤치에 쓰러지듯 기대자 연한 빛으로 붉고 푸르게 얼룩진 하늘의 조각이 그곳에 있었다. 결국 나는
어쩌다 가끔 내면을 토해내듯 글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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